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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따 많은 직장... ESG경영 공염불

  • 기자명 ESG경제 
  •  입력 2023.03.23 11:02
  •  수정 2023.04.02 22:16

직장 왕따는 행복추구 지속가능경영 저해
앞뒤 가리고, 적극적으로, 영민하게 일하자

'더 글로리'의 등장 인물들. 사진=넷플릭스 제공

'더 글로리'의 등장 인물들. 사진=넷플릭스 제공

건축가를 꿈꾸던 평범한 여학생 문동은. 미혼모의 딸로 태어나 가난한 학창 시절을 보낸 그는, 가난한 집안이라는 이유로 왕따 당하며 끔찍한 학교폭력에 시달리게 된다. 웃음을 잃고 영혼마저 부서진 그는 많은 시간이 흐른 후, 가해자들을 응징하기 위해 치밀한 복수를 감행한다. 학폭으로 상처 입은 한 소녀가 자신의 온 생을 걸어 치밀하게 준비한 처절한 복수와 그 소용돌이에 빠져드는 이야기. 올 초 국내외 최고의 화제작 '더 글로리'의 줄거리다.

왕따는 집단에서 따돌림 당하는 사람이다. 아웃사이더, 사차원, 마이웨이, 투명인간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직장도 왕따가 심각하다. 최근 설문에 따르면, 직장인 10명 중 6명이 왕따 경험을 호소한다. 업무에서 소외‧배제되고, 폭언‧폭력의 괴롭힘을 당하고, 누명‧소문에 시달린다. 우리는 왕따 사회를 살아간다. 직장 내 왕따는 권한과 힘을 통해 은밀히 일어난다. 주위에선 대부분 방관하거나, 오히려 동참하기도 한다. 한두 명으로 시작해 가담자가 늘어 결국 왕따를 만든다. 왕따는 당사자에게 고통을 안겨주고, 직장인에게 근로 의욕을 떨어뜨리고, 기업에도 비용을 초래한다.

왕따는 ‘다름의 심리학’에서 온다. 우리는 같음을 선호하고, 다름을 배척한다. 약한 사람은 항상 왕따가 되고, 튀는 사람도 자주 왕따가 된다. 못난 사람은 가끔 왕따가 되고, 잘난 사람도 드물게 왕따가 된다. 우리는 같음에 편안하고, 다름은 불편하다. 잘난 척, 착한 척, 예쁜 척하면 왕따가 되기 쉽다. 내성적이고, 소극적이고, 주장을 못해도 왕따가 되기 쉽다. 이기적이고, 배려심 없고, 욕심 많으면 왕따가 되기 쉽다. 눈치 없고, 엉뚱하고, 머리가 나빠도 왕따가 되기 쉽다. 논어에 이런 말이 있다. “군자는 화합하면서도 같지 않고, 소인은 같음에도 화합하지 않는다.”

왕따는 집단주의 문화의 산물

왕따는 ‘집단주의 문화’에서 온다. 나보다 사회를 우선하고, 자유보다 권위를 중시한다. 일본은 집단주의의 극단에 있다. 청소년 왕따인 ‘이지메’로 유명하다. 한국도 집단주의 끝에 위치한다. 개인‧자유주의로 향하다가, 경제가 나빠지면서 집단‧권위주의로 되돌아가고 있다.

한국 기업은 강한 조직문화로 '한강의 기적'을 일궜다. 그러다보니 다양성보다 획일주의를 선호하고 자율성보다 상호협력을 중시하는 경향이 생겼다. 독과점 자본인 재벌도 그런 맥락에서 성장했다. 특히, 학연‧지연에 따른 연고․파벌주의는 왕따 문화의 직접적인 원인이다. 과도한 업무, 지나친 경쟁, 모호한 역할에서 오는 스트레스도 한몫한다.

왕따는 ‘희생양 현상’에서 온다. 희생양은 잘못을 대신 뒤집어쓴 사람이다. 누군가 희생되어 진짜 죄를 지은 대상을 잊게 한다. 부부 갈등으로 아이가 희생양이 되고, 학교 갈등이 왕따로 나타나고, 사회 갈등으로 차별이 성행한다. 집단에서 개인의 욕구는 억압되고, 억압된 공격성은 외부로 투사된다.

두려움과 분노는 공공의 적으로 향하고, 아무런 죄의식 없이 그를 따돌리고 비난한다. 혼란한 사회는 희생양을 원한다. 내가 아니면 누군가 왕따가 되고, 나만 아니면 되니까 누군가를 지목하고, 내가 안 되려고 왕따를 공격한다. 예수님은 세상 죄를 대신하여 십자가에 죽었다.

옛날 한 처녀가 임신을 했다. 화난 아버지는 누구 자식인지 다그쳤다. 딸은 절간의 중이라고 거짓 고백했다. 아기를 낳자, 아버지는 중을 찾아가 욕하며 당신 아이니 알아서 키우라 했다. 중은 말없이 들은 후, 아이를 받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아, 그렇습니까?” 중은 동네를 돌아다니며 젖동냥을 했다. 사람들은 중을 비난하고 손가락질했다. 일 년이 지났다. 처녀는 죄의식에 시달리다, 아버지께 사실을 털어놨다. 놀란 아버지는 딸을 데리고 중에게 찾아갔다. 엎드려 사죄를 하고, 아기를 데려가겠다고 했다. 중은 말없이 들은 후, 아이를 돌려주면서 이렇게 말했다. “아, 그렇습니까?”

직장 내 왕따는 ESG경영의 걸림돌

직장내 왕따는 기업의 지속가능성장을 방해한다. 한국은 고도성장을 통해 경게협력개발기구(OECD) 10위권 내 경제 대국이 되었다. 능력과 성과 중심, 과도한 경쟁은 왕따 문화를 부추긴다. 직장 내에서 나도 모르게 왕따가 될 수 있다.

신학자 니버는 이렇게 말한다. “개인은 도덕적일 수 있지만, 집단은 도덕적이지 않다.” 집단에서 나오는 폭력은 개인의 도덕성을 압도한다. 집단 이익을 위해 폭력을 서슴지 않아도, 개인은 도덕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직장에서 내가 본의 아니게 왕따가 되었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왕따를 극복하려면 어떻게 할까?

첫째, 앞뒤 가리고 살자.

나 먼저 돌아보자. 그동안 성찰 없이 살았다. 그래도 나부터 점검해야 한다. 그렇다고 나에게 책임을 돌리지는 말자. 분위기 파악을 하자. 그동안 눈치 없이 살았다. 어디서든 앉을 자리 봐 가면서 앉아야 한다. 상황에 맞추는 것이다. 그렇다고 주눅 들지는 말자. 주위와 조화하자. 그동안 배려 없이 살았다. 누구와도 함께 느끼고, 상대 입장을 이해해야 한다. 전체와 조화하는 것이다. 중용에 이런 말이 있다. “희노애락, 감정이 모든 상황에 절도 있게 들어맞는 것을 화(和)라 한다.”

둘째, 적극적으로 살자.

당당하게 나서자. 툭하면 회사 그만둔다는 생각은 금물이다. 혼자라도 즐겁게 식사하고, 하던 일도 더 열심히 하고, 바깥에서 즐거운 것을 찾자. 왕따 행위는 아무리 사소해도 즉시 항의한다. 한 명이라도 내 편으로 만들자. 안디면 사연을 호소라도 해야 한다. 나를 이해할 한 명을 만들고, 나를 소문낼 또 한 명도 만들자. 그렇게 우군을 늘려가자. 최대한 꾸밈없이 얘기하고, 감정을 섞어서 말하자.

이도 저도 아니면 외부에 알리자. 사내 상담이라도 받자. 뾰족한 수가 있을 것이다. 왕따 행위에 대한 단서를 확보하고, 필요하면 기록하고 녹음도 하자.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셋째, 영민하게 살자.

가면을 쓰자. 그동안 순진하게 살았다. 영악해지자. 늑대사회에서 양이 살아남으려면 늑대 가면을 써야 한다. 하지만 본래의 나를 잊지는 말자. 눈에 안 띄게 지내자. 그동안 드러나게 살았다. 민첩해지자. 흔적을 남기자 말자. 모든 소문은 내 입에서 나간다. 말없이도 하고 싶은 것을 다 할 수 있다. 져 주자. 그동안 이기기만 했다. 지는 것도 한 방편이다. 전진을 위한 한보 후퇴도 필요하다. 도덕경에 이런 말이 있다. “약하게 하려면 우선 강하게 하고, 빼앗으려면 우선 베풀어 주고, 망하게 하려면 우선 흥하게 하라. 이것을 작은 지혜(微明)라 한다.”

[이후경 ESG경제 칼럼니스트]

                                   이후경 ESG경제 칼럼니스트

                                   이후경 ESG경제 칼럼니스트

이후경은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LPJ마음건강의원 대표원장이다. 연세대 의과대학과 동대학원을 거쳐, 중앙대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인의 정신건강>, <임상집단정신치료>, <힐링 스트레스>, <관계 방정식>, <선택의 함정>, <아프다 너무 아프다> 등 10여 권의 책을 저술했다.

 

원본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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