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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지배권 싸움을 ESG경영의 촉매제로

  • 기자명 ESG경제 
  •  입력 2023.01.15 10:27
  •  수정 2023.01.15 16:29

인간의 권력투쟁 의지는 동기 부여의 원천
운(運)·근(根)·둔(遁) 지혜로 순기능 키워야

대기업 내 권력싸움을 다룬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의 한 장면. 사진=JTBC 제공

대기업 내 권력싸움을 다룬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의 한 장면. 사진=JTBC 제공

순양 가(家)의 충직한 머슴 윤현우로 혼신을 다한 결과는 인생 로그아웃. 그러나 1987년 대한민국 최고 재벌 순양 가(家)의 막내아들 진도준으로 회귀해 승계 전쟁에 뛰어드는 '재벌집 막내아들'이 2022년 드라마 최고시청률 기록을 세우며 막을 내렸다. 이 드라마의 인기비결 중 하나는 주기적으로 반복된 한국 재벌 가문들의 경영권 다툼, 즉 기업지배구조 문제에 대한 시청자의 뜨거운 관심일 게다.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인생 2회차, 그런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그럼에도 장자승계라는 원칙 아래에서 상대적 약자인 주인공이 기업 권력투쟁의 한 가운데에서 경쟁하고 갈등하며, 차별을 깨나가는 이야기에 많은 이들이 공감하며 환호했다.

 

인간의 권력의지는 동기부여의 원천

인간은 권력을 추구한다. 권력의지(will to power)는 인간 행동에 동기를 부여하는 원천이다. 힘, 지배력, 우월성에 대한 충동이다. 권력은 그 자체에서 힘이 나온다. ‘누가’ 권력을 잡는지는 중요치 않다. 누구든 ‘권력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

권력은 사람들을 효율적으로 지배한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정상적인 사람을 미치게 하고, 훌륭한 사람도 타락시킨다. 사람들은 열등감을 보상하기 위해 권력을 추구한다. 나약함을 극복하고, 유능함을 획득한다. 자기완성으로 향하는 길이 되기도 한다.

권력은 어디에서 오는가?

①강제적 힘에서 온다.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 동서고금을 통해 귀가 닳은 교훈이다.

②합법적 힘에서 온다.

권력은 지위에서 나온다. 사람들은 다수에 동조하고 권위에 복종한다.

③보상적 힘에서 온다.

돈과 권력은 악어와 악어새다. 회사에서 상사는 보상능력을 통해 부하를 다스린다. ④전문적 힘에서 온다.

“아는 것이 힘이다.” 오늘날 정보 비대칭은 중요한 무기다.

⑤준거적 힘에서 온다.

권력은 닮고 싶은 자질에서 나온다. 인간적인 매력, 카리스마, 인품 등이 있다.

인생은 투쟁이고, 투쟁은 인생이다. 적자생존, 환경에 적응하는 생물만이 살아남는다. 동물 세계에서 강한 동물만이 살아남는다. 먹이를 확보하고 짝짓기를 하려면 싸워야 한다. 자연 상태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서로 싸운다. 질서를 지켜주는 정부가 없다면,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이 일어난다. 현대인은 전쟁터를 살아간다. 적자생존의 법칙에 희생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쏟는다. 만물은 끝없이 생성하고 소멸한다. “투쟁은 만물의 어머니다.”

 

권력투쟁은 어디나 있는 자연 현상

권력투쟁은 힘을 얻기 위한 싸움이다. 피아(彼我)를 구분하여 싸운다. 나를 중심으로 일어나는 모든 일을 통제하고, 내가 원하는대로 다른 사람을 조종한다. 상황에 따라 강력한 힘과 교묘한 술책이 필요하다. 권력투쟁은 정치투쟁과 동의어다. 가로막는 것을 물리치고 조력자와 먹잇감을 구별한다. 다수가 원하는 곳을 가리키고 자기가 원하는 것은 숨긴다. 상황에 맞춰 표정과 감정까지 바꾼다.

권력투쟁은 어디서나 있다. 가정에선 독립을 위해 부모를 거스르고 회사에선 승진을 위해 서로를 물어뜯고 사회에선 성공을 위해 누구와도 손잡는다.

인생은 게임이다. 게임에서 이기려면 전략이 필요하다. 전략은 실천 계획이고 의사결정 기술이다. 게임이론이란 게 있다. 게임전략을 다루는 학문이다. 게임전략은 “내가 이렇게 하면 상대가 어떤 반응을 보일까”에서 출발한다. 상대의 반응을 추측한 뒤 자신의 행동을 결정한다. 승리를 위해 중요한 것은 선제 전략이다. 게임이 유리하도록 능동적인 전략을 구사한다.

 

협조를 구하는 것은 이익이지 선함이 아니다. 게임이론에서 너그러움과 배려는 없다. ‘그렇게 보이기 위한’ 의도적 노력만 있을 뿐이다. 게임이론은 영악하고 냉정하다. 여유란 단지 ‘그래도 될 만큼’ 더 강하거나 부유한 데서 온다.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는 거스르기 어려운 현대 경영의 트렌드다. 국내 기업들은 여전히 일반 주주보다 오너 중심 경영에 의지한다. 재벌 승계를 둘러싼 과도한 권력투쟁은 지배구조를 흔들어 기업의 지속가능성장에 치명적일 수 있다. 하지만 재벌 가문 내 승계 후보자 간 선의의 경쟁은 조직 혁신을 이끈다. 사모펀드나 기관투자자 등 기업 밖 주주들이 기존 오너 가문의 경영권에 도전하는 것도 기업지배구조를 개선하는 좋은 자극제가 될 수 있다.

권력투쟁은 재벌 승계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어느 직장이나 자리유지와 승진을 위한 다툼이 일어난다. 하지만 조직 내 파벌이 형성되는 등 권력투쟁이 심해지면 갈등과 반목을 키워 자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권력투쟁에 임하는 탁월한 처방은

기업 내 권력투쟁의 장점을 키우고 단점을 차단할 처방은 무엇일까?

첫째, 할 만큼 해 보자. 권력은 기회가 왔을 때 잡아야 한다. 기회는 신중한 사람보다 도전적인 사람에게 찾아온다. 지피지기 백전불패(知彼知己 百戰不敗)다. 상대의 약점에 주목하자. 능력이 부족하고 관계에 허점이 보이고 리더십에 흠집이 있을 수 있다. 자신의 강점에 주목하자. 약점은 보완하기 쉽지 않다. 잘할 수 있는 것을 찾아야 한다. “강점 위에 구축하라.” 이런 말이 있다. “싸우지 않고도 이기는 사람을 대인(大人)이라 하고, 싸우지도 못하고 이기지도 못하는 사람은 소인(小人)이라 한다.”

둘째, 전략적으로 하자. 권력투쟁에서 선의의 경쟁을 기대하기 어렵다. 지저분한 싸움이 될 수 있다. 사자의 용기와 여우의 지혜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전략적 선제를 구사하자. 기습과 기만이 있다. 기습은 예측불허의 방법을, 기만은 포커페이스를 쓰는 것이다. 기습은 결정적 타격을 못 주면 큰 화를 부른다.

다양한 전략을 고려해보자. 팃포탯(tit fot tat) 전략은 상대와 똑같은 전략적 태도를 취하는 것이다. 상대 태도에 따라 순식간에 전세가 불리해질 수도 있다. 유도 전략은 견딜만한 기습을 먼저 당한 뒤 힘을 모아 치는 것이다. '또라이' 전략은 가장 강력한 기만이다. “너 죽고 나 죽자”는 것이다. 강한 상대가 진짜 해보자고 할 때 꼼짝 못하게 된다. 이런 말이 있다. “사람은 무엇이 된 것처럼 느끼려고 만용을 부리고, 성숙에 도달하면 내가 지극히 작은 미물임을 알게 된다.”

셋째, 하늘에 맡기자. 세상은 개인과 상관없이 움직인다. 혼자 할 일은 스스로 하고 도움받을 일은 남에게 요청하고 그래도 안 되는 일은 되어가는 것을 담대하게 지켜보자.

삼성을 창업한 고 이병철 회장은 돌아가실 때 유언장에 세 가지 한자를 남겼다. 운(運), 근(根), 둔(遁)이다. ①사람이 성공하려면 뿌리가 있어야 한다(根). 한 우물을 파라. ②서두르지 말아야 한다(遁). 인내를 가지고 기다리자. ③운명을 받아들여야 한다(運). 천하보다 앞서지 말자.

중용에 이런 말이 있다. “하늘의 명령을 성(性)이라 하고, 천성을 따르는 것을 도(道)라 한다.”

[이후경 ESG경제 칼럼니스트]

                                   이후경 ESG경제 칼럼니스트

                                   이후경 ESG경제 칼럼니스트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LPJ마음건강의원 대표원장이다. 연세대 의과대학과 동대학원을 거쳐, 중앙대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인의 정신건강>, <임상집단정신치료>, <힐링 스트레스>, <관계 방정식>, <선택의 함정>, <아프다 너무 아프다> 등 10여 권의 저서가 있다.

 

원본기사

기업 지배권 싸움을 ESG경영의 촉매제로 < 칼럼 < 오피니언 < 기사본문 - ESG경제 (esg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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