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가 사내정치를 부추긴다?
회사에서 팀장은 중간관리자로 심장과 같은 존재다. “팀장이 강해야 회사가 강하다.” 팀장은 사람·성과·조직을 관리한다. 팀장은 일을 시키는 사람이다. 팀원을 동기부여하고, 열정을 일으키고, 교육과 훈련을 책임진다.
팀장은 성과를 내야 한다. 회사는 이익이 있어야 생존한다. 나 홀로 열심히 한다고 성과가 나는 것은 아니다. 팀장은 조직역량을 키워야 한다. 더 나은 성과를 내는 것은 쉽지 않다. 다 함께 제대로 해야 성과를 낼 수 있다. 승리하는 팀은 승리하는 팀원으로 구성된다.
회사에서 능력이 있다고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성공의 85%는 인간관계로 만들어진다.” 똑똑한 팀원이 성공적인 팀장이 되는 것은 아니다. 상사에겐 존중받는 존재가 돼야 한다. 나 없이는 못 살게 만들어야 한다. 부하에겐 존경받는 존재가 돼야 한다. 신명나게 일하도록 해 줘야 한다.
동료 간에도 인정받는 존재가 돼야 한다. 언제든지 필요한 자원과 정보를 주고받아야 한다. “입사는 IQ지만 승진은 EQ다.” EQ는 감성지수다. 감정을 이해하고 통제하는 능력이다. 인간관계 능력은 EQ에 비례한다.
회사에서 성과가 높다고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회사 생활은 정치게임이다.” 유능한 팀원이라도 성공적인 팀장이 되는 것이 아니다. 사내(社內)에선 라인을 잘 타야 한다. 썩은 줄은 안 되고 튼튼한 줄을 잡아야 한다. 사외(社外)에선 네트워크를 잘 만들어야 한다. 네트워크는 안 되는 일도 되게 한다.
눈치가 빨라야 한다. 판세를 읽고 포석을 둘 수 있어야 한다. “입사는 IQ지만 승진은 PQ다.” PQ는 정치지수이다. 영향력을 행사하고, 이해관계를 해결하는 능력이다. 정치력은 PQ에 비례한다.
“회사는 사내정치를 부추긴다.” 사내정치는 회사에서 정치력을 행사하는 활동이다. 정치력은 의사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CEO부터 말단까지 누구도 정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사내정치는 생존권을 보장해주는 수단이다. 내가 한 일을 지키고 정당한 대가를 얻는 것이다.
나쁜 정치인은 자기 할 일조차 못하고 아부·험담에 익숙하다. 누가 봐도 정치적이다. 좋은 정치인은 기본에 충실하고 모범적이다. 누가 봐도 닮고 싶다. 도덕경에 이런 말이 있다. “최고 정치인은 사람들이 그가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 다음은 그를 가깝게 여기고 기린다. 다음은 그를 두려워하고, 그 다음은 그를 업신여긴다.”
팀장들, 사내정치 중심에서 올바른 처신해야
팀장 100만 명의 시대다. 팀장은 공무원, 대기업, 중소기업에서 핵심 중간관리자다. 회사는 팀장에게 훌륭한 리더와 뛰어난 성과 모두를 요구한다. ESG 내재화의 동력도 팀장에서 나온다. 팀장은 사내정치의 중심에 있다.
사내정치를 위한 팀장의 올바른 처신은 무엇일까? 명심보감에 이런 말이 있다. “총명할지라도 어리석음으로 몸(身)을 지키고, 공덕을 천하에 떨쳤어도 양보함으로 덕(德)을 지키고, 용기가 세상을 진동시켰어도 두려움으로 힘(力)을 지키라.”
첫째, 어리석은 듯이 살자. 너무 똑똑하지 말자. 누구나 능력을 돋보이길 원한다. 그런데 사람들은 나보다 잘난 것을 불편해한다. 누구나 역량을 드러내길 원한다. 그런데 사람들은 나보다 못난 것을 편안해한다. 누구나 멋진 모습을 보이기를 원한다. 그런데 사람들은 잘난 체하는 것을 못마땅해한다. 현대에는 똑똑한 사람들이 넘쳐난다. 때로는 똑똑한 것을 숨기고, 어리석은 듯이 보이는 게 필요하다. “대지약우(大智若愚), 커다란 지혜는 어리석어 보인다.”
둘째, 양보하면서 살자. 혼자 잘 나가지 말자. 누구나 승진을 원한다. 그런데 혼자 승진하는 것은 구설수의 대상이 된다. 누구나 상 받기를 원한다. 그런데 혼자 상 받는 것은 험담의 대상이 된다. 누구나 탁월한 성과를 기대한다. 그런데 혼자 성과를 내는 것은 왕따로 가는 지름길이다. 상사도 챙기자. 나의 공로라도 넘겨야 한다. 부하도 챙기자. 나의 공적을 나눠야 한다. 동료도 챙기자. 손해 보더라도 주어야 한다. “난득호도(難得糊途), 바보인 척 살아가는 것은 어렵다.”
셋째, 두려운 듯이 살자. 너무 겁 없지 말자. 하고 싶은 대로 하지 말자. 한 번 돌아보아 과거를 점검하자. 생각나는 대로 하지 말자. 한 번 멈추어 현재를 살피자. 원하는 대로 하지 말자. 한 번 바라보아 미래를 기획하자.
함정에 빠지더라도 조용히 견디자. 찻잔 속에 태풍처럼 쉬이 지나갈 것이다. 험한 상황이라도 못 본 척하자. 눈앞에 떨어지는 낙엽이라고 생각하자. 나쁜 소문이라도 못 들은 척하자. 귀가에 스치는 바람이라고 생각하자. “화광동진(和光同塵), 광채를 드러내지 말고 세상과 어울려 지내라.”
[이후경 ESG경제 칼럼니스트]
원본기사
팀장들의 건전한 사내정치는 ESG 경영의 촉매제 < 칼럼 < 오피니언 < 기사본문 - ESG경제 (esg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