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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경의 마음처방전] 성(性)중독일 때 탁월한 처방 셋!

기사승인 2023.08.07  16:12:10

 

- 2023년 8월호 94p

【건강다이제스트 | 이후경(정신건강의학과 의사, 경영학 박사, LPJ마음건강의원 대표원장】

#1 A는 27세 회사원이다. 그는 업무 중에도 자주 인터넷에서 음란물을 보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푼다. 누구든지 여자만 눈앞에 보이면 성관계를 떠올린다. 성(性)을 제외한 모든 일에 흥미가 없다. 최근 채팅을 통해 만난 여성과 하룻밤 관계를 맺는 일이 점차 늘어났다. 짜증이 난 날은 바로 자위를 하거나 채팅창을 전전한다. 그렇게 성관계를 하고 나면 항상 후회와 자책감이 밀려와 괴롭다. 앞으로 절대 안 하겠다고 다짐하는데, 번번이 실패한다. 그에게 정상적인 데이트나 결혼이 요원하게 느껴진다. 

#2 B는 47세 중소기업 사장이다. 그는 성욕이 왕성하고 성 기능도 아주 좋다. 아내에게 성적인 흥분을 느끼지 못한다. 그는 비밀스럽게 성적 모험을 즐긴다. 숨겨진 섹스파트너가 서너 명 있어서, 돌아가면서 자극적인 성관계를 즐긴다. 시간 사용이 자유로워 별 의심을 받지 않는다. 오히려 집에서는 섹스를 자제하는 편이다. 현모양처인 아내를 보면 자신의 행동에 대해 죄의식이 든다. 하지만 그의 모든 열정은 섹스를 통해 나오기 때문에 자신의 성적 편력을 포기하기가 어렵다. 

#3 C는 38세 공무원이다. 그는 섹스리스 부부로 지낸 게 5년이 훌쩍 넘는다. 딸 둘에 어머니와 살면서 북적되는 집안 분위기에서 성관계가 소원해진 게 원인이다. 성적 욕구불만을 바깥에서 푸는 게 화근이 되었다. 회식 때 동료들과 한두 번 방문하던 성매매업소 출입이 더욱 잦아졌다. 최근 스트레스만 생기면 유흥가를 배회한다. 성충동을 중도에 멈추기가 힘들다. 그의 재정 상태는 엉망이다. 몰래 끌어다 쓴 사채도 있다. 박봉에 마냥 아껴 쓰는 아내를 보면 미안하다. 

 

 

남성 5~20%, 성중독자로 추정

성중독이 만연하다. 남자가 5배 흔하고, 남성 5%~20%가 성중독자로 추정된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경우 비율이 높다. 빌 클린턴과 타이거 우즈가 유명하다. 

성중독은 행위중독이다. 도박이나 게임중독과 유사하다. 성충동에 대한 통제력을 잃고, 성행동으로 자타에 피해를 준다. 성적 대상이 성(性) 자체다. 누구인지는 중요치 않다. 자위나 야동중독에서 사이버중독, 성도착까지 포함한다. 성의 도구화는 인간관계를 파괴한다. 한국에서 성매매는 범죄다. 그런데 성매매 산업의 규모는 매년 10~30조 원에 달한다. 대형 업소가 날로 늘어나고, 뒷골목에서 활발히 거래된다. 성의 상품화는 인간성 피폐를 가져온다. 

중독은 도파민 결핍에서 온다. 도파민은 행복호르몬이다. 동기와 목적을 부여한다. 뇌의 식량과 같다. 현대인은 불행하다. 과도한 정보에 시달리고, 인정과 칭찬에 굶주리고, 노력만큼 보상도 못 받는다. 도파민이 항상 부족한 상태다. 

현대인은 알코올·도박·게임·성 등의 자극을 통해 도파민을 공급받는다. 노력 없는 즉각적인 보상은 위험하다. 자극이 반복되면 도파민 수용체가 무뎌진다. 같은 쾌감을 유지하려고 더 많은 도파민을 요구한다. 이것이 중독의 나락에 빠지는 기전이다. 중독은 쾌감의 노예가 되는 것이다. 

누구나 성에 중독될 수 있다. 중독은 강력한 습관이다. 성욕은 자연스러운 본능이다. 결핍되면 커지고, 채워지면 사라진다. 성은 우리의 일상이다. 금지하거나 무시하기 어렵다. 중독은 살맛나는 상태다. 오르가슴은 극적인 쾌감을 주고, 쾌감은 열정을 일으킨다. 성공은 열정에 비례하고, 열정이 클수록 성욕이 강하다. 성공한 사람은 성에 잘 중독된다. 중독은 즐거운 상태다. 스트레스가 해소되고, 상처도 잊힌다. 즐거움은 삶의 동력이다. 하지만 거짓 열정이고, 가짜 에너지다. 중독에서 벗어나는 순간 나락으로 떨어진다. 

아무나 성에 중독되지 않는다. 중독은 강박적 습관이다. 갈망·내성·금단을 보인다. 간절히 바라고, 쾌감이 줄어들고, 중단하면 불안해한다. 성중독은 성을 강하게 억압하는 사람에게 잘 온다. 성직자·교사·독신자 등이다. 오래 참다가 성충동이 폭발한다. 강자 위치에 있는 경우 성추행이나 성범죄의 원인이 된다. 한국 중년 남자의 섹스리스 부부는 50%를 웃돈다. 섹스리스의 경우 외도나 성중독에 잘 빠진다. 성중독은 어린 시절 성적 학대나 거절에서 온다. 인간관계가 아닌 성관계를 통해 자존감을 유지하려 한다. 강렬한 성적 경험은 즉각적인 성중독의 원인이 된다. 충격에 대한 상처를 성으로 잊으려다 단기간에 중독되기도 한다. 성중독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 은밀하게 행해지므로 드러나지 않는다. 

□ 알코올이나 도박중독과 달리 일상생활을 지속한다. 

□ 자위나 야동 등 호기심 수준에서 시작되어 성도착이나 성범죄 등 심각한 수준으로 발전한다. 

□ 주기가 짧아지고, 욕정은 강해지고, 합리화가 심해진다. 

□ 들키게 되면 배우자와 자녀에게 치명적이다. 

□ 본능적인 욕구라서 다른 중독에 비해 중단이 어렵다. 

□ 정상과 비정상의 구분이 모호해 치료 시작이 힘들다. 

□ 중독자임을 인정하지 않고, 사회적 문제가 발생해야 받아들인다.

 

성중독 극복을 위한 탁월한 처방

첫째, 중독자임을 받아들이자. 세 가지 착각에서 벗어나자. “나는 중독자가 아니다.” 회복을 원할 때는 이미 심각한 상태다. 중독자는 중독자와 어울린다. 성중독이기 전에 일중독이고, 일중독이 성중독으로 발전하다. “나는 언제든지 끊을 수 있다.” 중독자는 조절 능력이 없다. 중독은 강박적 습관으로 무의식적 현상이다. 강박 초기에 조절해야만 벗어난다. 혼자 의지로 극복하기 어렵다. “~때문에 성에 매달린다.” 중독자에게는 중독 성향이 있다. 한 가지에 집중해야만 성공하는 시대다. 각종 스트레스가 중독의 원인이 아니다. 중독이 중독의 원인이다. 

 

 

둘째, 다른 중독으로 바꾸자. 성이 주는 쾌감을 포기하는 것은 어렵다. 누구나 강한 자극에 더 쏠린다. 그래도 약한 자극에 맡겨보자. 일에 빠지자. 스트레스를 일로 해소하자. 성취감을 느껴보자. 중독은 완벽성에서 온다. 그동안 열심히 살았다. 휴식이 필요하다. 운동에 빠지자. 스트레스를 운동으로 풀자. 즐거움을 느껴보자. 중독은 조급증에서 온다. 그동안 쫓기며 살았다. 여유가 필요하다. 공부에 빠지자. 스트레스를 공부로 해소하자. 재미를 느껴보자. 중독은 의존성에서 온다. 그동안 매여서 살았다. 사색이 필요하다. 

셋째, 배우자와 함께 해결하자. 중독을 혼자의 노력으로 치료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중독 치료는 0% 아니면 100%다. 100번의 충동 중 99번을 참았던들 무슨 소용인가! 이성은 항상 충동에 굴복한다. 안 하는 것이 편한 상태가 돼야 한다. 중독 치료는 마라톤이다. 잠시 안 한다고 좋아하지 말자. 안 하는 것이 아니고, 못하는 것이다. 다시 했다고 실망하지 말자. 반복해서 시도해야 한다. 성중독은 배우자의 도움이 필수적이다. 그때그때 욕구를 해결해줘야 한다. 총각이라면 결혼하는 게 좋다. 건강한 성관계가 중요하다. 

 

이후경 박사는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경영학 박사, LPJ마음건강의원 대표원장, 연세대 의과대학과 동대학원을 거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를 취득하고, 연세대 경영대학원과 중앙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2014년부터 2020년까지 7년 동안 경제주간지 『중앙 이코노미스트』 칼럼리스트로 활동했다. 저서로는 <사례로 풀어본 한국인의 정신건강>, <아프다 너무 아프다>, <임상집단정신치료>, <와이 앰 아이>, <힐링 스트레스>, <관계 방정식>, <변화의 신>, <선택의 함정> 등 10여 권의 책을 저술했다.

이후경 박사 kunkang1983@naver.com

 

원본기사

건강다이제스트 모바일 사이트, [이후경의 마음처방전] 성(性)중독일 때 탁월한 처방 셋! (ikunk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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