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배경이미지

커뮤니티

회원기고문

[이후경의 마음처방전] 공부만 하려면 머리가 아플 때 혹시 신체형 장애일까?

기사승인 2023.07.18  00:41:23

 

- 2023년 7월호 99p

【건강다이제스트 | 이후경(정신건강의학과 의사, 경영학 박사, LPJ마음건강의원 대표원장】

신체형 장애는 신체 증상이 나타나지만 신체질환은 아니고, 정신적 스트레스가 신체적 장애로 나타나는 정신질환이다. 공부가 어려운 아이가 머리가 아프고, 왕따를 당하는 학생이 배가 아픈 현상이다. 두통, 소화불량, 마비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이번 달에는 신체형 장애에 대해 이야기해본다.

 

 

앞서 언급한 신체형 장애일 경우 일반 검사에서 이상이 없어 닥터쇼핑과 약물남용을 초래할 수 있다. 꾀병처럼 의도적인 거짓 증상이 아니고, 무의식적 과정을 거쳐 실제 증상으로 나타난다. 주로 표현이 서툴고 소통을 못 하는 사람에게 잘 나타난다.

몸은 마음으로 표현하고, 마음은 몸으로 말한다. 신체질환이 오면 정신질환이 동반되고, 정신질환이 오면 신체질환이 동반된다. 신체 건강이 나쁘면 정신 건강이 나빠지고, 정신 건강이 나빠지면 신체 건강도 별 의미가 없다. 몸을 움직이는 마음이 병들면 몸이 제 기능을 다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몸과 마음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동의보감>에 이런 말이 있다. “몸을 치료하려면 먼저 그 마음을 치료해야 하고, 마음을 치료하려면 먼저 그 사람을 치료해야 한다.”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은 ‘히스테리 연구’에서 탄생했다. 히스테리는 정신적 갈등이 마비, 경련, 통증 등의 신체 증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러한 증상은 무의식적 환상이 억압되어 신체언어로 표현된 것이다. “머리가 아프다.”는 것은 일이 복잡하다는 뜻이고, “허리가 아프다.”는 것은 책임이 무겁다는 의미다. “소화가 안 된다.”는 것은 걱정이 많다는 뜻이고, “가슴이 아프다.”는 것은 화가 난다는 의미다. 

이런 현상은 미성숙한 사람에게 많지만 어느 누구에게나 조금씩은 나타난다. 

억압의 덫에 빠진 사람이 있다. 어려서부터 자신을 드러내고 감정을 표현한다는 이유로 야단을 맞거나, “하면 안 돼.”라는 말을 자주 들으면서 성장한 경우다. 

아이답게 굴지 못하고, 어디서든 신중하고 얌전하며 예의 바르게 자란 경우다. 이런 사람은 자신을 드러내는 것을 어색해 하고, 마음을 터놓는 것을 낯설어 한다. 타인과는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고, 누군가 다가오는 것을 부담스러워 한다. 일상에서 재미없고 단조로운 대화를 하고, 지루하고 따분한 관계를 이어간다. 감정이 없는 사람처럼 보이기도 한다. 

모든 통증은 기호다. 뭔가 잘못되었으니 고쳐달라는 신호다. 몸에 병이 없다면 마음을 살펴봐야 한다. 이유 없는 통증은 없다. 어릴 적 경험에서 생긴 무의식적 의미를 가질 수도 있다. 특히 억압된 분노와 적개심이 주된 원인이 된다. 

통증은 사랑을 얻기 위한 방법이고, 속죄를 받기 위한 수단이 되기도 한다. 현대인은 엄청난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있다. 스트레스는 우리의 몸과 마음을 모두 망가뜨린다. 우리가 정신적 스트레스를 잘 소화하지 못한다면 언제든지 신체적 고통으로 나타난다. 

 

꾀병 같은 신체형 장애 극복 팁!

신체형 장애를 극복할 수 있는 탁월한 처방은 무엇일까? 다음 세 가지를 주목하자. 

첫째, 무의식을 파악하자. 

의식화라는 말이 있다. 과거 운동권이 많이 사용하던 말이다. 증상의 의미를 생각해 보고, 통증의 메시지를 깨닫는 것이다. 

무의식은 통제할 수 없지만 의식이 떠오르면 어떻게든 해 볼 수 있다. 증상이 나타날 때마다 힘들어하지 말고, 증상을 통해 자신을 알아가는 기회로 삼아보자. 통증을 무작정 없애려 하지 말고, 통증을 통해 마음을 헤아려 보자. 인생이 보다 풍부해지고, 삶이 생동감으로 넘칠 것이다. 진짜 아픈 것보다 미리 감지하여 꾀병을 부리는 것도 좋다. 꾀병은 실제 병으로 진행되는 것을 막아준다. 하지만 자주 부리게 되면 관계가 틀어진다. 꾀병의 카드는 아껴서 써야 한다. 

 

 

둘째, 태도를 바꿔보자. 

변화전문가 브라이언 트레이시는 잠재능력의 공식을 ‘잠재능력=(선천적 특성+후천적 특성)×태도’로 썼다. 선천적 특성은 타고난 체질이고, 후천적 특성은 자라온 환경이다. 우리가 하는 일의 90%는 태도와 관련이 있다. 타고난 체질이 허약하고 자라온 환경이 열악하더라도 태도를 통해 변화할 수 있다. 

바람직한 태도는 개인의 잠재능력을 증폭시킨다. 부정적인 태도에서 긍정적인 태도로, 비관적인 태도에서 낙관적인 태도로 전환하자. 무엇보다 스트레스 상황을 받아들이자. 증상을 지그시 견뎌야 한다. 통증이나 약물로 도망가지 말고, 맞부딪쳐 정면으로 돌파하자. 현대를 살아가면서 스트레스를 완전히 피할 수는 없다. 적당한 스트레스는 오히려 마음건강에 좋다. 스트레스를 받아들이고 극복하며, 스트레스와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모색해 보자.

셋째, 도움을 요청하자. 

어린 시절 누구나 나를 돌봐주던 부모, 선생, 형제가 있었다. 그러나 어른이 되면 나를 돌봐주던 ‘누군가’가 사라진다. 어른이 되어 ‘누군가’가 돌봐주기를 바란다면 큰 착오가 생긴다. 하지만 어렵고 힘들 때는 ‘누군가’의 도움이 중요하다. 솔직하게 자신을 드러내자. 짐이 무거울 때는 ‘누군가’와 맞들어야 한다. 솔직하게 마음을 터놓자. 

인생의 고통은 상당수 ‘누군가’가 알아서 해 주기를 바라는 데서 온다. 어른이 되어 ‘누군가’가 알아주기를 바란다면 큰 문제가 생긴다. 배려를 바라지 말고, 배려를 요청하자. 용기를 내야 한다. 가까운 사람과 소통하자. 모호하고 과장된 표현은 삼가자. 감정을 솔직히 표현하자. 

 

이후경 박사는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경영학 박사, LPJ마음건강의원 대표원장, 연세대 의과대학과 동대학원을 거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를 취득하고, 연세대 경영대학원과 중앙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2014년부터 2020년까지 7년 동안 경제주간지 『중앙 이코노미스트』 칼럼리스트로 활동했다. 저서로는 <사례로 풀어본 한국인의 정신건강>, <아프다 너무 아프다>, <임상집단정신치료>, <와이 앰 아이>, <힐링 스트레스>, <관계 방정식>, <변화의 신>, <선택의 함정> 등 10여 권의 책을 저술했다.

이후경 박사 kunkang1983@naver.com

 

원본기사

건강다이제스트 모바일 사이트, [이후경의 마음처방전] 공부만 하려면 머리가 아플 때 혹시 신체형 장애일까? (ikunkang.com)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2 (2월 정기 월례회) 미친 존재감(Story0doing) - 윤순봉 삼성경제연구소 사장 file 관리자 2017.03.15 318
41 (4월 정기 월례회) 기업경쟁력과 대학경쟁력 - 박철순 서울대 경영대 교수 file 관리자 2017.04.05 215
40 (3월 정기 월례회) 대혼돈시대의 기업경영 - 정구현 카이스트 경영대 초빙교수 file 관리자 2017.03.15 215
39 (5월 정기 월례회) Innovation and Innovators in Asia Markets - Dr.Florian Kohlbacher Economist file 관리자 2017.06.21 211
38 (6월 정기 월례회) 서울시향과 예술경영 - 최흥식 ((재)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 file 관리자 2017.06.21 200
37 (7월 정기 월례회) 유기농 경영 -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 file 관리자 2017.07.05 195
36 (9월 정기 월례회) 마케팅은 생존이다 - 조서환 마케팅그룹 대표 file 관리자 2017.09.15 177
35 (11월 정기 월례회) Art Ecology: 세상에 순수한 작품이라는 것은 없다 - 이지윤 미술사가, 숨 프로젝트 대표 file 관리자 2017.11.14 176
34 (10월 정기 월례회) 4차 산업혁명 시대 - 대한민국 제조기업의 최선책, 스마트공장 - 박진우 서울대 교수/ 스마트 팩토리 단장 file 관리자 2017.11.14 155
33 ■ 건강다이제스트 2023.8월호 【이후경 박사의 마음처방전】 남성 5~20%가 성중독자로 추정 성중독은 행위중독, 도박중독·게임중독과 유사 스스로 중독자임을 받아들여야... 관리자 2023.11.06 26
32 [KMDI 연구위원 김재구 한국경영학회장] 부산, 지방, 그리고 대한민국의 몸부림 관리자 2023.11.06 18
31 ■ 건강다이제스트 2023.9월호 【이후경 박사의 마음처방전】 65세 이상 치매 노인 100만 명 아름다운 이별 준비해야 괜찮아하지 말고, 귀찮아하지 말고 혼자서 하지 말자 관리자 2023.11.06 17
30 ■ 건강다이제스트 2023.10월호 【이후경 박사의 마음처방전】 ‘묻지 마 칼부림’이 소환한 조현병 극복하는 탁월한 처방 셋! 규칙을 생활화하고, 일념으로 살고, 이해를 넓혀가자 관리자 2023.11.06 16
29 ■ 2023.7.14자 [이후경의  ESG  경제칼럼] 직장인 ‘일중독’ 탈피...삶에도 ESG를 일중독은 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에도 기여 못해 내가 ‘일중독자’라면?... 멈춤, 충전, 계획으로 풀자 관리자 2023.11.06 15
28 ■ 건강다이제스트 2023.6월호 【이후경 박사의 마음처방전】 남편 외도에 대처하는 탁월한 처방 셋! 천천히 대응하고, 나부터 돌보고, 관계를 회복하자 관리자 2023.11.06 13
27 ● 2023.6.27자. [News Insight 이후경 칼럼] 묻지 마 폭력, 한국은 분노 사회? News Insight | (사)국가미래연구원 관리자 2023.11.06 13
» ■ 건강다이제스트 2023.7월호 【이후경 박사의 마음처방전】 공부 하려면 두통 혹시 신체형 장애? 스트레스가 신체적 증상으로! 꾀병처럼 거짓 증상은 아니고, 무의식적 과정을 거쳐 나타나... 관리자 2023.11.06 12
25 [KMDI 연구위원 김재구 한국경영학회장] "혁신성장 사례 싱가포르 뛰어넘으려면 규제 개혁 필요" [제10회 부산글로벌금융포럼] 관리자 2023.11.06 12
24 [KMDI 연구위원 김재구 한국경영학회장] 경영학회·매일경제 공동 추계 학술대회 "대기업 벤처투자 풀어야 혁신동력 마련" 관리자 2023.11.06 12
23 ● 2023.11.6자 [이후경의  ESG  경제칼럼] 조직 신뢰자본 깎아 먹는 ‘변덕쟁이’ ‘변덕쟁이’는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방해 이해해보고, 기대를 버리고, 단호히 대처해야 관리자 2023.11.06 12
Board Pagination Prev 1 2 3 Next
/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