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SPC, 내년부터 경영체계 ‘ESG+S’로 바꾼다”
정갑영 SPC 안전경영위원회 위원장 인터뷰
“SPC가 소비자 신뢰를 완전히 회복하기 위해서는 안전경영 강화에 머물러선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내년부터 SPC그룹은 기존의 ESG(환경·책임·투명 경영) 전반에 안전의 가치를 내재화하는 ‘ESG+S(Safety·안전)’로 경영체계를 재정립하게 될 겁니다.”
정갑영 SPC 안전경영위원회 위원장은 최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SPC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이끌어내겠다며 이처럼 밝혔다. 그는 “우선 산업 안전을 확보하는 게 제일 중요하고 그 다음에는 많은 기업이 추구하고 있는 안전하고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근무환경을 조성하고, 더 나아가서는 글로벌 기업으로서 국민을 포함한 모든 이해관계자들한테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사회적 책임을 수행하는 것 이 세 가지가 함께 가야 한다”고 말했다.
SPC 안전경영위는 지난 10월 SPC 계열사 사업장에서 발생한 사망사고 이후 회사가 안전경영 강화를 위해 출범시킨 독립적인 관리·감독·자문기구다. 위원장을 포함한 4명의 외부위원과 1명의 내부위원으로 구성돼 있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은 사고 후 대국민 사과와 함께 향후 3년간 총 1000억원을 투자해 안전경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SPC그룹은 전 계열사 사업장에 대해 고용노동부가 지정한 외부 안전진단 전문기관을 통해 산업안전보건진단을 받은 뒤 현재까지 권고된 안전 조치 필요 항목의 약 90%를 완료했다. 나머지는 시설 개선 등 투자와 시간이 필요한 사항이라는 게 정 위원장의 설명이다. 이와 별개로 안전경영위는 최근 SPC그룹 일부 사업장에서 제한적으로 받았던 국제인증(산업보건·식품안전)을 전 계열사 사업장(28개)으로 확대하도록 권고했고, 회사가 이를 받아들여 현재 안전경영사무국을 통해 추진 중이다.
SPC 안전경영위는 내년 초 안전경영 강화·노동환경 개선·사회적 책임 등 전반을 아우르는 ‘ESG+S 로드맵’을 발표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안전경영 강화를 위한 1000억원의 투자 금액을 구체적으로 어디에 어떻게 사용할지도 포함된다. SPC그룹 역시 이 로드맵을 토대로 새로운 비전을 선포하고 위기를 기회 삼아 재도약하겠다는 계획이다.
SPC를 향한 일각의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지적에 대해 정 위원장은 “앞으로 같은 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안전강화에 투자하고 문화를 개선하는 것은 언제라도 꼭 필요한 일”이라며 “안타깝게도 SPC의 이번 안전강화 조치는 사고가 계기가 됐지만 그렇다고 그 뒤에 회사가 들이고 있는 노력이 무의미하다고 볼 순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SPC는 한국 식품·유통업계에서 중요한 기업이고 허영인 회장과 위원회 출범 전 긴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이번 일에 대한 회사의 뼈저린 위기의식을 느낄 수 있었다. 돕고 싶은 마음에 어려운 자리인 줄 알면서도 위원장을 맡게 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출범 후 한 달여 기간 동안 안전경영위는 경기 평택의 SPL 제빵공장 사고현장을 비롯해 SPC그룹 계열사 사업장 곳곳을 다니면서 근로자 간담회를 열었다. 직원들은 인력 충원·설비 교체·휴게공간 추가 확보 등을 건의했고 SPC는 이달 초 노동조합과 함께 ‘근로환경 TF’를 발족했다. 정 위원장은 “과로의 원인이 되는 2교대 시스템 개선에 대해서는 근로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려 조율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1일 3교대로 전환할 경우 1인당 근로시간이 줄지만 보수도 함께 줄어 이를 원치 않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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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SPC, 내년부터 경영체계 ‘ESG+S’로 바꾼다” - 매일경제 (mk.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