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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LOUNGE] 김효준 BMW코리아 신임 회장 | 17년 CEO 끝에 수입차 업계 최초 회장

김경민 입력 2017.12.18. 11:03 수정 2017.12.20. 09:18

1957년생/ 덕수상고/ 한양대 경영학 박사/ 삼보증권/ 한국신텍스 부사장/ 2000년 BMW코리아 사장/ 2013년 BMW 본사 수석부사장/ 2018년 BMW코리아 신임 회장
‘토종 장수 CEO’ ‘고졸 출신 수입차 업계 신화’.

김효준 BMW코리아 신임 회장(60)에게 붙는 다양한 수식어다. 오랜 기간 BMW코리아를 이끌어온 김효준 사장이 신임 대표이사 회장 자리에 올랐다. BMW코리아는 김효준 사장이 내년 1월 1일자로 회장에 취임한다고 밝혔다. 2000년 BMW코리아 사장을 맡은 지 17년 만이다. 수입차 한국법인 중 회장직을 신설한 곳은 BMW코리아가 처음이다.

후임 사장은 한상윤 BMW말레이시아법인장으로 결정됐다. 이번 인사는 BMW코리아 CEO 승계 프로그램 일환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전해진다. 김효준 신임 회장은 2020년 2월까지 대표이사 회장직을 수행할 예정이다. 다만 김 회장과 한국 시장에 대한 본사 신뢰가 두터워 얼마든지 연장이 가능할 전망이다.

▶가는 곳마다 발군의 실적 화제

아시아인 최초 BMW 본사 임원

김효준 신임 회장은 수입차 업계 1세대 최고경영자로 유명하다. 그에겐 ‘고졸 출신 성공한 CEO’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붙는다. 학창 시절엔 대학에 진학하기 어려울 만큼 가정 형편이 좋지 못했다. 덕수상고를 졸업한 그는 대학 대신 직장을 택했다.

1975년 첫 직장인 삼보증권에 입사한 후 외국계 보험사인 하트포드화재보험, 제약사 한국신텍스를 거치며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한국신텍스 경리부에 근무하던 시절엔 남다른 수완을 발휘하기도 했다. 당시 충북 음성에 공장을 짓는 프로젝트 허가가 나오지 않아 회사를 철수해야 할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그는 군청 직원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끝내 공장 허가를 받아냈다. 신텍스 미국 본사에서 그의 역량을 인정했고 부사장 자리까지 오를 정도로 승승장구했다. 외국계 기업 재무통으로 이름을 날리던 그는 자동차 관련 경력이 전무했지만 1995년 BMW코리아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자리를 옮겼다.

1997년 말 IMF 외환위기 시절엔 수입차 업체들이 줄줄이 한국 시장에서 철수하면서 BMW도 한국 시장을 떠나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다. 하지만 김효준 당시 전무는 독일 본사에 “한국 시장에 자신이 없으면 지금 철수하라. 하지만 향후 다시 한국에 진출한다면 비용이 더 많이 들 것”이란 내용의 보고서를 보내 화제가 됐다. 결국 BMW 본사는 한국 시장 철수 계획을 철회했다. 그는 오히려 본사를 끈질기게 설득해 2000만달러 자금을 5% 금리로 지원받는 데 성공했다. 당시 국내 금리가 20%에 육박했는데 딜러사에 5% 금리로 돈을 빌려줬더니 기존 고객 서비스를 강화할 수 있었다. 공격적인 투자로 BMW가 한국 시장 경쟁력을 키우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부사장으로 근무하던 1999년엔 BMW 본사 개발 담당 엔지니어들에게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역설하면서 한글 내비게이션을 개발해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덕분에 한글은 독일어, 영어와 함께 BMW 고급 세단 7시리즈 모니터에 들어가는 3번째 언어가 됐다. 수입차 업계 최초로 한글 매뉴얼 작업도 진행됐다. 여러 성과를 인정받아 2000년 9월 당당히 BMW코리아 사장으로 승진했다.

김효준 회장은 그동안 직원들에게 회사 이름처럼 B(Brand·브랜드), M(Man·사람), W(Work·일) 등 이른바 ‘BMW 가치경영’을 주문해왔다. ‘브랜드 가치’는 고객에게 최고의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는 고객만족 경영 실천을 의미한다. ‘사람 가치’는 직원들과의 소통을 통한 미래 비전 달성, ‘일의 가치’는 사회와 시장에 책임 있는 기업으로서 기여한다는 뜻을 담았다. BMW 가치경영의 핵심은 서로 상대방 입장에서 이해하고 한발 더 나아가는 ‘수평적 소통’이라는 게 김효준 회장 얘기다. 실제로 BMW코리아는 2008년부터 부장, 차장, 과장, 대리 등 직급을 모두 없애고 임원을 제외한 모든 사원 직급을 매니저로 통일했다. 덕분에 직원들이 주인 정신을 갖게 됐고 수직적 의사결정구조가 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덩달아 실적도 좋아졌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메르세데스-벤츠라는 거대한 벽을 넘기 어려웠고 딜러들도 가격 인하 전략에만 신경 썼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BMW 위상이 높아졌다.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파악하고 서비스에 충실한 덕분에 2000년 한 해에만 차량 2100여대를 팔아 벤츠를 이겼다. 이때부터 BMW 본사에서도 젊은 한국인 사장을 주목했고 한국법인 성공 사례를 벤치마킹할 정도였다.

다양한 성과를 인정받아 2003년 아시아인 최초로 독일 BMW 본사 임원 자리에 오르면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10년 후인 2013년엔 BMW그룹 수석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수석부사장은 이사회 멤버 바로 아래 직급이다. BMW그룹은 전 세계 법인에 350명가량 부사장을 두는데 수석부사장은 50여명뿐이다.

김효준 회장이 회사를 이끄는 동안 BMW코리아는 수입차 대표 기업으로 급성장했다. 2000년 당시만 해도 차량 판매대수가 1650대, 직원 수가 30여명에 불과해 존재감이 약했다. 하지만 지난해 판매대수는 4만8459대로 2000년보다 30배가량 늘었고 직원 수도 5000명에 달할 정도로 규모가 커졌다. BMW코리아는 2009년부터 2015년까지 수입차 판매량 1위 자리를 지켜왔다. 그가 한국 수입차 시장 확대의 일등공신으로 평가받는 이유다.

판매량 증진에만 신경 쓴 건 아니다. 국내 자동차 문화 발전에도 힘써왔다. BMW 본사를 2년 6개월가량 끈질기게 설득해 2014년 인천 영종도에 BMW 드라이빙센터를 유치했다. 독일, 미국에 이어 BMW그룹 내 세 번째로 건립된 데다 중국, 일본이 아닌 한국에 들어선 ‘아시아 최초 BMW 드라이빙센터’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축구장 33개 크기인 24만㎡ 규모로 국제 경기를 유치할 수 있는 드라이빙 트랙, 안전운전 체험장 등이 들어섰다. 무엇보다 단순한 드라이빙 트랙이 아닌 일종의 자동차 복합문화공간이라는 점에서 소비자 반응이 좋다. 설립 이후 지금까지 43만여명 방문객이 찾을 정도로 인기다.

서비스 강화에도 힘쓰는 중이다. BMW코리아는 수입차 업체 중 가장 많은 전시장, 서비스센터를 보유했다. 전국 전시장만 52개에 달하고 서비스센터도 60개다. 올 들어선 경기도 안성에 1300억원을 투자해 축구장 30배 규모의 부품물류센터를 건립했다. 이를 통해 딜러사, 고객에게 매일 6000종 이상 부품을 원활히 공급하는 효율적인 물류 시스템을 갖추게 됐다.

물론 김효준 회장 앞길이 탄탄대로인 것만은 아니다.

오랜 기간 국내 수입차 시장 1위를 지켜왔지만 최근 메르세데스-벤츠에 밀리는 분위기다. 한국수입차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11월까지 벤츠 판매량이 6만4902대로 수입차 1위를 기록했고, BMW는 5만2817대로 2위에 그쳤다. 앞서 지난해에도 벤츠에 1위 자리를 내주면서 ‘BMW 전성시대가 끝난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왔다. 그나마 BMW 520d 신형 모델이 선전하고 있지만 벤츠 E클래스 인기에 조금씩 밀리는 모양새다.

최근엔 인증서류 조작으로 역대 최대 과징금을 물게 된 것도 악재다. 환경부는 허위로 배출가스 인증을 받은 BMW 차량 8만여대에 대해 인증 취소, 판매정지 처분을 내리고 608억원 과징금을 부과했다. BMW코리아는 부랴부랴 윤리경영 강화를 위해 준법감시팀을 신설하기로 했지만 얼마나 효과가 있을진 의문이다. BMW코리아가 김효준 신임 회장 진두지휘 아래 수입차 대표 기업 명성을 되찾을지 완성차 업계 이목이 쏠린다.

[김경민 기자 kmkim@mk.co.kr / 일러스트 : 강유나]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38호 (2017.12.20~12.26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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